다카야마의 하루가 저물어 간다. 내가 좋아하는 '개와 늑대의 시간'
이미 여러 번 밝힌 것 처럼 나는 여행지의 밤 거리를 좋아한다. 특히 그곳이 한국이 아닌 외국이라면 더욱더. 현지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느낌과 더욱이 밤에만 느낄 수 있는 감성을 좋아한다.
때문에 처음 여행을 계획하는 단계부터 이미 어느 지역의 밤 거리를 거닐어 볼지 염두에 두고 일정을 준비하는 편이다. 그렇다고 세세한 세부적인 계획을 마련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대표적인 관광지를 절반 정도 채워두고 나머지는 즉흥적으로 어딘지 모를 장소에 가서 이름 모를 작은 식당에서 대부분의 현지인이 즐겨 먹는 듯한 음식을 맛보기를 좋아한다. 입맛이 무딘 편이라 대체로 만족하지만 간혹 실패하는 경우도 있고 그 또한 여행의 재미로 여기는 편이다.
그래서 관광지 위주로 여행을 다니는 몇몇 친구들에게서 그곳까지 가서 그 유명하다는 그 장소를 다녀오지 않는 돈 낭비 하는 여행이라는 소리를 간혹 듣기도 한다. 그렇게 도보 여행을 좋아한다면 비싼 돈 들이지 말고 그저 한국의 동네를 걸어 다니라는…
하지만 느낌이 다른 것은 어쩔 수 없다. 한국을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은 한국 데로, 외국은 외국 데로, 아무리 똑같아 보이는 장소라도 각자가 주는 특유의 공간감 같은 것이 다르다.
그런 이유로 지난 나고야 여행은 다카야마에서 1박을 하는 일정을 준비했고 결과는 대만족 이었다. 사람 없고, 조용하고, 깨끗하고, 내가 예상했던 삼 박자를 모두 갖췄다. 별도의 삼각대를 준비하지 않은데다 저렴한 똑딱이 디카만으로 촬영한 야경사진이라서 그나마 좀 나은듯한 사진을 추려내니 보여줄 사진이 몇 장 되지않는다.
그렇지만 혹시 다카야마에서의 1박을 고민중인 사람이 있다면 결정하는데 작은 도움이라도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올려본다.
다카야마 역의 맞은편, 아직은 영업하는 가게들이 많지만 사람은 너무 나도 없다.
이른 저녁부터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가 많다. 과연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사람이 없다.
다카야마 역 맞은편으로 나름 번화가 인 듯 하지만 역시 사람은 없다.
드디어 사람 한 명 발견!
이곳이 가장 부티 나는 지역으로 아무래도 메인 스트릿이 아닐까 싶다.
인도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자판기가 좋다. 일본을 여행 중 이라면 길거리 설치물의 위치를 살펴보기 바란다.
열이면 열, 거의 인도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있다.
가장 좋아하는 구도. 빗살문과 자전거. 일본 풍경에 자전거가 빠지면 섭하지..
아직 채 열 시도 되지 않은 시각.
약간 야시시한 듯한 분위기를 풍기던 1번가. 필리핀이었으면 부담 없이 도전 했을텐데 단가 비싼 일본이라 참는다.
여기 대박집 인 듯, 사람이 많다. 이날 밤에 본 가게 중에 가장 손님이 많았다.
다시 호텔로 돌아오는 풍경, 약 1시간 정도의 밤거리 산책을 마친다.
처음 사진에 말했던 '개와 늑대의 시간' 이라는 말은 예전에 어느 드라마의 동명 제목이었고 드라마의 대사 중에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저 멀리 달려오는 것이 나를 반기는 개 인지, 아니면 나를 헤치는 늑대 인지 모를' 그 시간을 말하는 것이라고 했었다. 아마도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즐겨 말하는 '매직 아워'와 같은 의미라고 보면 될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철없던 고등학생 시절에 잊지 못할 좋은 기억이 한 가지 있는데 바로 그 시간이 해가 질 무렵, 가로등이 켜질듯 말듯 한 그 시간이어서 그 이후로 쭉 지금까지도 그 시간을 너무 좋아한다. 나중에 맘 내키면 그 시절 감상을 적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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