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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일본

[다카야마] 나 홀로 즐기기 좋은 소박한 술집 ‘모츠야(もつや)’


일본의 대도시가 아닌 소도시를 여행해 본 경험이 있다면, 우리가 드라마에서 봤던 ‘심야식당’ 같은 집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에 공감할 것이다.

나 역시 몇 군데의 소도시들을 여행해 보았지만 대부분 공통적으로 저녁 7시만 넘어도 거리에 사람이 없을 정도로 한적하다. 밤 거리 산책을 즐기는 나는 사진에 걸리적 거리는 사람이 없어서 좋지만 한편으로는 맥주 한잔을 하고 싶어도 조금만 늦은 시각에는 도무지 적당한 가게를 찾을 수가 없다. 물론 대도시의 경우는 다르다. 예전에 도쿄의 신오오쿠보의 동네 술집에서 새벽 3시까지 마신 적도 있고 신주쿠의 이름 모를 골목에서도 새벽 늦게까지 마신 적이 있다.


아무튼 다카야마는 유명세에 비해서 그리 크지는 않은 도시이고 당연히 술집 찾기가 힘들었다. 몇몇 가게를 발견하긴 했지만 가격이 비싸 보이거나, 좀 야시시해 보이거나, 술집이 아닌 듯 보였다. 그러던 중에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발견한 주차장 한 켠에 자리 잡은 ‘모츠야(もつや)’를 발견했다. 간판에는 호르몬 구이 전문이라고 되어있지만 실제로는 여러가지 구이 종류를 팔고 있으니 이자카야라고 봐도 될 듯 하다. 평소에도 호르몬, 곱창 등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구지 마다할게 없었다.



가게의 내부는 무척 작은, 일드에서 흔하게 봐왔던, 내가 원하는 딱 그런 분위기였다. 마침 손님도 몇몇 있는 걸로 보아 적당히 인지도도 있어 보였고 그중에는 주인장과 친해 보이는 단골인 듯한 손님도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자리를 잡자마자 일단 생맥주를 한잔 주문했다. 여행자의 사명으로 열심히 걷고 돌아다닌 덕분인지 여행지에서 마시는 맥주는 언제나 맛이 좋다.

아는 메뉴 라고는 호르몬 밖에 없는 터라 주인에게 이것저것 해서 2천엔 정도로 알아서 달라고 했더니 호르몬과 이것저것 두 세 가지를 내준다. 그중에 하나는 닭 심장(?) 이라고 했던 걸로 기억한다. 평소에 가리는 음식이 별로 없는 내 입맛엔 맛이 괜찮다.



안되는 일본어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니 주인장은 안되는 영어로 이런저런 얘기를 한다. 그럼에도 꿋꿋이 나는 일본어로, 주인장은 영어로 대화를 한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서울에 돌아가면 내 블로그에 소개하겠다고 하니 함박 웃음을 보여주는 주인장이다. 기분 좋게 생맥주를 두 잔 마셨고 호르몬은 1인분을 더 추가했다. 그래서 가격은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지만 3천 몇 백엔 정도 되었던 것 같다. 가격도 그 정도면 적당한 듯 하다.



다카야마의 일정이 하룻밤 밖에 없다는 게 아쉽다. 장담하는데 다카야마의 일정이 더 있었다면 분명히 일정내내 밤마다 찾아왔을 듯 하다. 내일은 일찍 새벽 시장을 보러 갈 예정이라 너무 늦게 까지 마실 순 없어서 적당히 일어섰다. 호텔에 돌아와서 사진을 보니 가게 전경을 찍은 사진이 없어서 다음날 체크아웃 직전에 다시 가서 찍어온 사진이다. 사진 안쪽에 조그만 가게가 ‘모츠야(もつや)' 이다. 가게의 위치는 지도에 나와있듯이 ‘컨트리 호텔 다카야마’에서 걸어서 5분도 안 걸리는 거리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