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야마] 적설량 18m 쿠로베 알펜루트(黒部アルペンルート) ‘눈의 대계곡(雪の大谷)’

벌써 다녀온 지가 1년 하고도 8개월이나 지난 내용을 이제야 적는 걸 보면 나도 참 대책 없이 느리다. 친구들과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이지만 정말 게으름이 나를 망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찬바람이 불고 눈이 내리는 걸 보면서 그때 참 좋았었다 싶은 생각이 들어서 더 늦기 전에, 차마 2년이나 지난 포스팅은 너무 심하지 않나 싶은 생각에 부랴부랴 올려본다.

우연히 TV의 한 프로그램에서 ‘도야마(富山)’ 라는 지방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호기심이 발동하여 이것 저것 알아보다가 단 2장의 사진에 바로 꼽혀 버렸다. 그 2장의 사진은 바로 ‘아이노쿠라 합장촌의 설경’과 ‘쿠로베 알펜루트의 어마어마 한 설벽'의 사진이다.

그 후 바로 항공권을 알아보았고 쿠로베 알펜루트 (黒部アルペンルート) ‘눈의 대계곡(雪の大谷)’은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는 통제가 되고 봄부터 약 두 달 간 실제로 눈의 계곡을 걸어볼 수 있도록 개방한다는 사실을 알고 모든 계획을 4월 중,하순으로 세웠다.

아쉽게도 4월이라 ‘아이노쿠라 합장촌 (相倉合掌造り集落)'의 환상적인 설경과 라이트 업은 놓쳤지만 내게는 눈의 계곡 설경이 일순위였기에 아쉽지만 합장촌의 설경은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했다. (과연 다음 기회라는 게 있을까 싶을까 마는..)

그렇게 시작된 도야마 쿠로베 알펜루트 ‘눈의 대계곡’을 향한 여행이 시작되었다. 쿠로베 알펜루트의 여행은 보통 도야마 방면이나 나가노 방면에서 시작을 하는데 나는 도야마 쪽에서 출발하여 쿠로베 댐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왕복 코스로 다녀왔다.

본격적으로 쿠로베 알펜루트 여행이 시작되는 다테야마 역의 풍경이다. 특정 국가나 특정 인종을 비하할 생각은 없지만 정말 솔직히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어느 여행지에서나 마주치기 껄끄러운 존재인 듯 하다. 평화롭던 다테야마 역전이 몇몇 팀의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다녀간 뒤로는 거리에 각종 쓰레기에 심지어 여기저기 가래침까지.. 정말 환영받지 못할 중국인 단체 여행객이다. 

쿠로베 알펜루트 여행에는 총 4가지의 교통수단을 이용하는데 다테야마 케이블카를 타고 비조 다이라 역에서 무로도 역으로 가는 다테야마 고원 버스를 기다리는 중이다. 나는 여행 당시의 시간에 의미를 두기에 여행 중에 시계가 보이면 되도록 사진으로 남겨두려 한다. 그 시간 그 장소에 내가 있었다는 사실이 뭐라고 말로 표현하기 묘한 느낌을 준다.

고원 버스를 타고 무로도 역에 도착해서 다이칸보 역까지 다케야마 터널을 트롤리 전차를 타고 이동한다. 여기서 또 한 무리의 엄청 시끄러운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만난다. 마치 그들의 전세 버스에 나 혼자 잘못 탄 느낌을 받는다. 시끄러워도 너무 시끄러웠다.

다이칸보 역 휴게실에서 먹은 다테야마 시그니쳐(?) 우동이다. 환경에 따라 맛이 다른지 지금까지 먹었던 여러 우동 중에 단연 으뜸이었다.  간단히 요기를 하고 다시 쿠로베 댐을 가기 위해서 다테야마 로프웨이로 쿠로베 다이라 역까지 이동 후 쿠로베 케이블카를 탄다. 아쉽게도 그럴듯한 댐의 사진을 찍어둔 것이 없어서 댐 사진은 건너 뛴다.

이제 다시 무로도를 같은 방법으로 돌아와서 느긋이  ‘눈의 대계곡’을 걸어 보기로 한다. 4월 중순에 보는 멋진 설경이 반겨준다.

자그마치 적설량이 18m 어마 어마 하다. 어마 어마 하게 쌓인 적설량도 놀랍고 이렇게 길을 내어 놓은 것도 놀랍다. 이 많은 눈을 어떻게 치웠을까… 부모님 사진이다. 부모님이 많이 작으시기는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저 어마 어마 한 설벽의 높이를 보라. 정말 이건 실제로 가봐야 그 느낌을 알 것이다.

날씨가 안 좋은 경우 안개가 심하다고 하는데 역시 여행 운이 좋은 나는 여행 내내 화창하게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었다. 행사 구간에서 꽤 내려왔음에도 여전히 도로 양쪽으로 설벽이 남아있다.  ‘눈의 대계곡’ 걷기 행사는 날씨가 따뜻해 지면서 설벽이 무너질 위험이 있어서 보통 4월~6월 기간에만 진행한다고 한다. 앞으로 넉 달 뒤면  ‘눈의 대계곡’이 또 다시 열릴 것이다. 혹시 내년도 ‘눈의 대계곡’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슬슬 준비를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작년에 도대체 저 많은 눈을 어찌 치울까 궁금해 하며 구글링을 하다가 발견한 건담 사진으로 마무리 한다. 그 많은 눈은 건담이 눈 삽으로 치운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ㅎㅎ

참고 사이트 목록

도야마 관광 길잡이 홈페이지

세계문화유산 아이노쿠라 합장촌 안내 

다테야마 쿠로베 알펜루트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