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수이의 노을 풍경
2007년 개봉한 주걸륜, 계륜미 주연의 ‘말할 수 없는 비밀 (不能說的秘密, Secret)’ 의 배경으로 이제는 대만 여행의 필수 코스로 여겨지는 단수이 (淡水, Tamsui) 를 다녀왔다.
워낙에 사전 정보 없이 즉흥적으로 여행하는 것을 즐기는 편이지만 이번에는 너무나 준비를 안 해서 여러가지 놓친 곳도 많았고 복잡한 이동 동선에 왔다 갔다 시간을 많이 허비해 버렸다.
그래도 길 잃고 헤메이는 것 또한 여행의 다른 모습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라 마음 편하게 특별히 유명할 것도 없는 골목들을 누비고 다녔다. 사전에 지우펀(九份, Jiufun)과 단수이, 오로지 두 곳 만을 목표로 삼았기에 놓친 곳이 조금 아쉽기는 해도 후회는 없다.
노을이 지는 시각에 맞추고 싶었기에 오전에는 시먼딩 지역을 둘러보고 점심 이후에 단수이로 이동했다. 단수이는 MRT 단수이 선 (淡水線)을 타고 종점인 단수이에서 하차하면 되기에 느긋하게 딴청을 피우며 창밖을 구경하면서 이동했다.
너무 더웁고 사람도 많았던 금색수안 해안공원
일단은 많이들 찾는 다는 스타벅스를 찾아서 해안 공원인 ‘금색수안 (金色水岸, Golden Coast)’ 을 걸었다. 하지만 날씨는 너무 덥고 일요일 오후의 해안 공원에는 사람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과감히 스타벅스를 포기하고 뒷골목으로 숨어들었다.
단수이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복우궁 (福佑宮, Fuyou Temple, 푸유궁)의 뒷골목
단수이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복우궁 (福佑宮, Fuyou Temple, 푸유궁)의 뒷골목
위런마터우로 가는 홍26번 버스 노선도
덕분에 이름 모를 골목과 허름한 시장을 구경하고 위런마터우로 가기위해 버스 정류장을 찾아 헤메었다. 한참을 걸어온 것 같은데 버스 노선도를 보니 겨우 두 정거장을 걸었을 뿐이다. 버스 노선도를 살펴보니 내가 지나온 시장이 중산시장이 아닐까 싶다.
한국의 일반적인 수산 시장과는 거리가 멀다
연인의 다리 위에서
파노라마 기능 짱
연인의 다리
어수선하지 않은 깔끔한 부두
위런마터우 부두의 역광
위런마터우는 영어로 ‘어부의 부두’ 인 만큼 큰 어시장이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의외로 어시장의 분위기는 느낄 수 없었고 세련된 공원의 느낌이었다.
노을을 보러 왔지만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특유의 어슬렁 거림으로 유명하다는 ‘연인의 다리’를 건너 좀 더 바닷가 쪽으로 나가 보았다. 라이브 연주를 하는 식당이 있었고 버블티를 판매하는 상점이 있고 전혀 ‘어부’의 분위기는 느낄 수 가 없었다.
아침에 시먼딩 뒷골목의 허름한 식당에서 먹은 엄청나게 느끼한 자칭 ‘샤오룡바오’를 먹은 뒤 상상을 초월하는 느끼함에 점심을 대충 먹었기에 간단히 먹을 만한 음식으로 지파이와 캔맥주를 구입하고 노을을 구경할 자리를 잡고 죽치고 기다린다.
남들은 주로 야시장에서 사 먹는다는 지파이를 여행 3일 째가 되어 서야 맛보게 되었다.
소니 액션캠 AS-100을 거치해두고 타임랩스를 시도한다
다행히 날씨가 좋아서 노을을 볼 수 있었고 많은 관광객과 아마추어 사진사들이 노을 사진을 찍기 위해 몰렸음에도 나는 꿋꿋이 자리를 지키며 지파이에 캔맥주를 홀짝 거리며 앉아있었다.
극적인 장면에 유용한 아이폰 파노라마 기능
개인적으로 베스트로 꼽고 싶은 노을 컷
점점 붉은 노을 빛이 보인다
조명이 하나 둘 켜지는 순간
드디어 본격적인 노을이 시작되고 어설픈 액션 캠이지만 노을이 지는 순간을 타임랩스로 찍고 싶은 생각에 소변도 참아가며 5초 간격으로 총 1,000장의 사진이 찍히는 1시간 23분 동안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아이폰으로 여러 장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덕분에 지금 내 아이폰에는 단수이의 멋진 노을이 파노라마로 담겨져 있다.
아무리 아이폰이 뛰어나다 해도 노출 부족에는 장사없다
어느덧 해는 완전히 없어졌고 이제는 돌아갈 시간이다. 원래 계획이라면 야시장을 가야 하지만 스린 야시장은 이미 어제 다녀왔고 여행 삼일차라 굉장히 피곤했기에 그냥 숙소로 돌아와 버렸다.
단수이를 방문할 예정이라면 일기예보를 참고해서 날씨가 좋다면 위런마터우의 노을을 보길 권한다. 해지는 시간의 전후 30분이 가장 멋지니 일몰 시간을 확인하고 일정을 짜길 바란다.
또한 위에 말한 ‘말할 수 없는 비밀’ 영화를 나는 대만 여행 중에 보려고 노트북에 담아갔다가 결국은 보질 못하고 한국에 돌아와서 보게 되었다. 단수이에 방문하기 전에 꼭 한번 보길 바란다. 단수이에 대한 감흥이 다를것이다.
마지막으로 1시간 20여분을 기다려 촬영한 타임랩스 동영상이다. 촬영은 '소니 액션캠 AS100'으로 5초 간격으로 촬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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