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두부] 스린 야시장에서 취두부(臭豆腐,처우더우푸) 먹어보기

대만 여행 중에 꼭 해보고 싶은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취두부 (臭豆腐,처우더우푸)’ 먹어보기였기에 ‘스린 야시장 (士林夜市, Shilin Night Market)’ 에 방문한 김에 먹어보기로 했다. 

문제의 취두부, 냄새는 예상만큼 심하진 않았다.

일단 스린 야시장은 이미 많은 블로거들이 소개 하듯이 MRT 단수이 선의 ‘젠탄 (檢潭’)역 하차 후 1번 출구로 나오면 수많은 인파가 모두 한 곳을 향해 걸어가니 단지 행렬을 따라가면 쉽게 스린 야시장을 찾을 수 있다.

나는 토요일 밤에 가보았는데 타이베이 시에서 가장 규모가 큰 야시장 중의 하나라는 사실을 증명하듯 수 많은 사람이 있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다른 글에 적기로 하고 오늘은 취두부에 대해서 만 말하겠다.

세계 10대 악취 음식에도 선정되었다는 취부두는 말 그대로 ‘냄새나는 두부’를 말하는 것으로 중국의 대표적인 발효 음식이라고 한다.

사전에 몇몇 블로거의 글을 보니 어찌나 냄새가 심하던지 고생했다는 글을 많이 보았기에 나 또한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스린 야시장을 방문했다.

이리 저리 사람들에 밀려 다니면서 열심히 취두부를 찾아보며 킁킁 거리며 냄새를 찾아보았는데 간간히 좀 꿉꿉한 냄새라고 할까 그다지 유쾌하진 않지만 그런 데로 참을만한 냄새가 나길래 혹시 취두부가 아닐까 생각했지만 하도 냄새가 심하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인지 이 정도 냄새는 취두부가 아닐 거라고 생각하며 그냥 지나쳤다.

그렇게 야시장을 한 바퀴를 전부 돌아본 후에도 취두부를 찾지 못했다. 한자를 모르니 혹시 보고도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푸드코트에 가면 당연히 있을거라 생각하고 지하 푸드코트로 내려가니 지상에서 보다 좀 더 꿉꿉한 냄새가 나는 듯 했다.

스린 야시장 푸드코트

스린 야시장 푸드코트, 토요일 밤이라 가게마다 손님이 많았다

스린 야시장 푸드코트, 맛있어 보이는 음식이 많았지만 양이 적은 나는 배불러서 못 먹었다.

스린 야시장 푸드코트

스린 야시장 푸드코트, 시크한 표정의 점원, 또는 사장

나중에 알고보니 내가 지나쳤던 그 많은 두부들이 취두부 였던 것이었다. 내 코가 무딘건지, 내가 예상했던 냄새의 정도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냄새였다. 사전에 너무 겁을 먹고 있었나 보다.

적당한 가게에 자리를 잡고 앉아 취두부를 주문한다. 혹시 몰라서 입가심 용으로 맥주도 한 캔 주문했다. 일본 관광객이 많은지 일본어로 주문을 물어보기에 간단한 일어로 대답했더니 그 후로는 계속 일본어로 대화하는 우스운 상황이 되었다.

스린 야시장 푸드코트 취두부, 생각보다 냄새가 심하지 않았다.

스린 야시장 푸드코트 취두부, 냄새없이 사진으로 보니 더 맛나 보인다.

일단은 주문한 취두부의 생김을 보니 세모나게 자른 두부를 한번 튀긴 것 같았고 얹어주는 소스는 달달 짭쪼름 하니 냄새의 원인은 두부 자체라고 생각해 본다.

냄새는 참을 만 하지만 혹시나 입에 안 맞을지도 몰라 맥주 한 캔으로 만반의 준비를 하고 한입 깨물어 보았다. 이런!! 냄새는 조금 나지만 맛은 좋다. 고소한 두부 맛이 달콤 짭짤한 소스와 잘 어울린다. 먹을수록 냄새에도 점점 무뎌져 간다. 한국에서 먹던 튀긴 두부 조림 과도 비슷한 맛이 느껴진다.

냄새 때문에 지레 겁먹은 것이 허무할 만큼 먹기도 쉽고 냄새도 참을만하고 맛도 좋았다. 혹시나 다시 한번 기회가 있다면 또 먹어보고 싶다.

스린 야시장 푸드코트 취두부, 한 입 깨물어보니 이런 모양. 냄새에 비해 맛있다

취두부를 잘 아는 사람들이 말하길 튀긴 취두부는 가장 초급 단계라고들 말한다. 그러고 보니 야시장 여기 저기서 거무죽죽한 소스 같은 것에 둥둥 띄워져 있던 두부들도 모두 취두부 였던 것 같다. 사실 냄새는 그리 심하진 않던데?? 나만 그런가??

 

걱정했지만 별 무리 없이, 다음 기회에는 다른 방식의 취두부에도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얻고 주문한 취두부를 완식하고 숙소로 돌아왔다.